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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세대의 눈에 비친 이순신(1)
갑작스레 시작한 <전후 세대의 눈에 비친 이순신> 시리즈.


백호전서 윤휴 편(1617~1680)

통제사 이 충무공의 유사[統制使李忠武公遺事]에서,

[이순신이 작고하자, 해변의 백성들이 서로 협력하여 사당을 세워서 철마다 그를 제사지내니, 장사꾼들이 왕래하거나 행군(行軍)이 출입할 때나 군민(軍民)으로서 그 밑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도 모두 술 한 잔씩을 부어 올린 다음에 떠났다. 또 돌을 다듬어 비석을 세워서 ‘이장군타루지비(李將軍墮淚之碑)’라 하였다. 그 후에 조정에서 묘액(廟額)을 ‘충민(忠愍)’이라 내리고 비석을 세워 그 사실을 기록하였고, 뒤에 시호를 ‘충무(忠武)’라 하였다.]


[내가 일찍이 뜻을 굳게 지킨 우리 옛 선배들을 논한 바 있는데, 삼가 생각건대, 공은 둘도 없는 국사(國士)였기에, 나는 그 밑에서 채찍이라도 잡고 싶은 흠모를 느끼는 바이다. 그 당시 마치 홍파(洪波)의 지주(砥柱)처럼 해적(海賊)을 굳게 차단하여 황상께서 동쪽을 돌아보는 근심을 늦춤과 동시에 해적들로 하여금 한번 크게 혼이 남으로써 종신토록 기를 펴지 못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준동하지 못하게 한 일로 말하자면, 공을 천하에 남겼다고 하더라도 무슨 부끄러울 것이 있겠는가. 우리나라는 벽루한 곳에 있어 증거가 없으므로, 그 위대한 공적과 꿋꿋한 행실이 끝내 세상에 드러나지 못할까 두려워서 이렇게 기록하여 천하 후세에 고해서, 우리 소국에도 이런 괴걸한 사람이 없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하는 바이다. 그 당시 항오 사이에서 함께 공의 지업(志業)을 도왔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역시 듣고 본 것을 엮어서 끝에 붙이는 바이다.]


- 말이 통제사이충무공유사이지 <조낸 대단한 이순신 위인전> 수준입니다. 태어나기 전-ㅁ-, 태어난 후 비범한 어린 시절, 청렴하고 아무튼 충무공에 대해 칭찬을 늘려 놓자고 하면 손이 아프니 대거 생략 멋진 젊은 시절, 임진왜란에 있어서 뛰어난 모습, 죽어서 존경 받는 모습 등등 충무공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합니다.

- 물론,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기 위한 글이니만큼(?) 과장된 표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항상 갑옷을 입고 부월을 베고 잤다...이런 것은 액면 그대로의 사실이 아닌 "충무공이 갑옷을 벗고 싸웠다"라는 말처럼 관용구임이 분명합니다.

- 스스로 밝혔듯이, 임진왜란 당시의 참전자들의 증언을 직접 듣거나 혹은 기록물을 읽은 것을 엮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윤휴는 충무공과 비록 멀지만 친인척 관계가 되어서 그 집안 사람들(+노비 등등)에게도 이것저것 들은 것을 유사안에 기록해 놨습니다.

- 대박인 것은 다음입니다.

[내가 일찍이 은봉(隱峯 안방준(安邦俊)의 호) 안공(安公)이 정운(鄭運)의 일을 기록해놓은 것을 읽어보니, 군사를 내어 사력을 다해 싸운 공을 정운에게 돌리어서 마치 통제사를 하찮게 여긴 듯한 뜻이 있었다. 아, 정운이 군사를 내는 일을 도운 것은 용맹이고, 죽음을 돌아보지 않고 힘껏 싸운 것은 충성이었다. 그러나 통제사가 주장이 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런 충성을 바칠 수 있었겠는가. 이는 참으로 훌륭한 덕과 용모를 지닌 어질고 슬기 있는 대인이 사람을 쓰는 데 있어 자기로 말미암는 도리인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그것을 알지 못하니, 또한 이런 뜻을 미루어 밝혀야 한다. 옛말에 이른바, “남에게서 취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은 곧 혼자만 군자가 되기를 부끄럽게 여긴 것이니, 어찌 사람을 멀리할 수 있겠는가. 한 고조(漢高祖)가 이르기를,

“나는 삼걸(三傑)만 못하다.”
고 하였으니, 바로 그 삼걸만 못한 것이 결국 그들을 쓰게 된 것이다.]

- 은봉전서에도 보면 충무공이 졸라 짱쎄고 뛰어난 명장이라고 기록해 놨는데, 전체를 다 읽어보지 못해서(원문 크리-_-) 정운에 대한 것은 명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안방준 선생이 쓴 글에 "정운이 뛰어나다고 했는데 그게 다 충무공을 만나서 잘 된 거임 ㄳ"이라고 반박해 놓은 글입니다 ㅎㄷㄷ 비록 비유이긴 하지만 한 고조의 일(다 아시죠?^^)을 끌어다 써놨군요(......)

- 어쨌든 글의 말이에 있는 당시 "지업을 도운 사람들에게 듣고 본 것을 엮었다"라고 하는 것을 봐서, 또한 "충무공이라는 대단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에서 볼 수 있듯이 윤휴 역시 전후세대 중 충무공 빠돌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 그런데요 백호 선생님, 임진왜란에 대한 곳은 "벽루한 우리나라"에 가장 많고 가장 정확합니다(....)

- 실제로 백호전서의 충무공 유사를 한 번 읽어보세요. 충무공을 존경하는 걸 넘어서 "추...충무공...오나전 소중 하앍항락 사랑한다능" -> 이런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ㅁ-

예를 들면....

[조그만 웅덩이에는 큰 고기가 없고, 작은 나라에는 거인(巨人)이 없다고 하지만 어찌 그렇겠는가. 통제공 같은 분은 바로 그 수립한 바가 고인(古人)에게서 찾아보더라도 진실로 주아부(周亞夫)ㆍ이 서평(李西平 서평군왕에 봉해진 이성(李晟)을 이름)ㆍ악 무목(岳武穆 무목은 악비(岳飛)의 시호) 등에게 손색이 없으니, 심산 대택(深山大澤)의 용호(龍虎)와 같이 변화를 헤아릴 수 없는 괴걸(魁傑)한 인물이라 이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 .......

- 아무튼, 백호 윤휴 한 명의 시각과 느낌이긴 하지만 전후의 세대들이 충무공 이순신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윤휴는 1617년 태어나 1680년에 경신환국으로 실각하여 사사되기 이전까지 생존했습니다.


전쟁 당시, 혹은 전쟁 후에 태어난 사람들에 대해 전부 알 수는 없으니, 일단 최대한 되는 데로 광해군, 인조 시대 즈음에 활동한 인물들이 남긴 글을 찾아서 써볼 생각입니다. 기나긴 여정이 될 것 같군요-_-

by zert | 2009/12/06 09:05 | 역사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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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로리 at 2009/12/06 10:03
동인지라도 쓸 기세로군요... ^^;;
Commented by 들꽃향기 at 2009/12/06 11:52
오오 그거슨 진리 -0-
Commented by zert at 2009/12/06 15:34
로리님//실제로 충무공이 자는데 꿈에 신인이 나타나 "일어나라 이누마!-_-" -> 이래서 적을 막았다는 구절도 있습니다 쿨럭-_-a;;

뭐...충무공이 꿈을 자주 꿨고 칠천량 패전이나 명량대첩 이전에도 상징성 있는 꿈을 꿨으니 아주 개연성이 없는 건 아니죠(!?)


들꽃향기님//읽다보면 저 당시에 얼마나 집념(?)을 가지고 충무공을 공부했는지가 느껴집니다. ㅎㄷㄷ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9/12/06 11:10
위 댓글에서 빵 터졌습니다...^^
Commented by zert at 2009/12/06 15:36
잇힝. 기세를 몰아서 대환제국 쇠망사를 쓰시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少雪緣 at 2009/12/06 14:36
추...충무공 팬픽?;
Commented by zert at 2009/12/06 15:37
어쨌든 공부를 많이 한 느낌이 납니다. 저 시대라면, 최소한 임진왜란 당시 참전자들이 상당수 생존 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ㅎㄷㄷ
Commented by 라자루스 at 2009/12/06 15:56
난 2차대전 후의 사관에 대한 글인지 알았다.;;;;;
Commented by zert at 2009/12/06 18:06
임진왜란 이후도 전후이니깐 ㅋㅋㅋ
Commented by 방문자 at 2009/12/06 19:57
음? 윤휴는 어디서 듣기로 그의 서출인 형이 충무공의 사위라고 들었는데......그다지 먼 친인척이 아니라 상당히 가깝지 않을까요? 일단 형의 장인이 충무공이니.
Commented by zert at 2009/12/06 20:19
"나의 선인(先人)께서 공의 딸을 외부(外婦)로 삼으셨으므로, 나는 그나마 공의 집사ㆍ하인 및 공을 섬긴 사람들을 만나서 공의 용모와 기호와 모습이 어떠한 사람이었나를 물어 알 수 있었다."

-> 선인은 네이버~_~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선친으로 나오는군요. 그리고 외부(外婦)는 첩-_-;으로 나오는 군요. 이거 보통 관계가 아니잖아!
Commented by 다복솔군 at 2009/12/06 21:31
전후세대라니까 6.25 전후를 생각한 = 타타타앙
부흥에서 진린의 순신공에 대한 태도에 대한 글이 올라온 것을 봤는데, 정확히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zert at 2009/12/06 22:40
충무공께서 이것저것 챙겨주고 또 "대명수군 도독이냐 삼도수군통제사냐"라는 논란이 있을 정도로 충무공의 정확한 품계와 벼슬이 논란이 되기도 하니 어쨌든 진린이 충무공에게 함부로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술년 작전 당시 군문 형개가 "잘 싸워줘서 고맙ㅋ" 이러거나, 계금-_- 같은 무개념을 제외하고는 어지간한 명나라 장수들이 충무공을 무시하지 못합니다. 그런가하면 충무공의 앉으라는 권유를 마다하고 서있던 명나라 장교도 있었지요-_-a

어쨌든 진린이 자기 부하들을 처벌할 권리를 충무공에게 줬으니까요.

주한미군이 재판권을 대한민국에 이양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Commented by 을파소 at 2009/12/06 21:44
그들은 봐도 이순신 인척이라 신뢰 못한다고 하겠죠. 그러면서 원균행장은 잘도 인용...

하지만 원균은 인척에게도 병신인증 받았으니까요.
Commented by zert at 2009/12/06 22:40
솔직히 원균 후손이면 그런가보다 이해라도 하겠는데...그것도 아닌 사람들은 뭐-_-

예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반동이었다면, 요즘은 99.999999퍼센트 상술을 노린 원균옹호론이죠.
Commented by 암호 at 2009/12/07 05:24
순간, 윤두수 후손으로 윤보선이 떠오르군요...
[그래서인지 박통이 통상대감을 총알받이로........]
Commented by zert at 2009/12/08 23:03
엥??? 윤보선 전 대통령이 윤두수의 후손입니까? -ㅁ-;
Commented by 암호 at 2011/03/23 21:06
나름대로 파악하셨겠지만, 지금에라도 댓글을 올립니다. 그것도 윤두수와 윤보선 사이의 인물이 지나가던 중의 말을 듣고, 통상이 잠든 묘역 근처에 집 지은 것이 자기 조상-윤두수-이 통상을 도운 인연 덕이라고요. 그런 말 듣고서 조선이 왜 망하려고 했는 지를 잘 알게 되더군요.
Commented by hyjoon at 2009/12/07 16:58
한국 금석문 종합영상정보시스템 사이트에 들어가서 검색하면 이순신과 관련된 비문을 모두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참! 그리고 그 비문들 중 이순신고하도유허비(李舜臣高下島遺墟碑)는 훼손이 되어 있어 원문 중간중간이 판독이 안되어 실려있는 해석과 대조가 잘 안되고 이순신유허비(李舜臣遺墟碑)는 원문 제공이 되지 않고 있더군요. 개인 문집을 뒤진 결과 완전한 원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포스팅으로 올리겠습니다~^^
Commented by zert at 2009/12/08 23:03
좋은 제보 감사합니다+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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